이슈 논단

「한반도인프라포럼」 발자취와 비전

김병석 한반도인프라포럼 운영위원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남북한인프라특별위원장)
정상준 한반도인프라포럼 기획운영위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남북한인프라협력팀장)

포럼의
의미와 역할

사회가 발달할수록 인간 활동이 늘고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갈등과 사회 이슈가 증가한다. 해결책으로 많은 법·제도·정책· 기술 등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이해당사자 간 소통과 합의다. 유럽에선 오랜 전부터 포럼·파트너십과 같은 소통·협력 플랫폼이 활성화 되어 국제 이슈 주도권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포럼(Forum). 고대 로마시대에는 ‘도시 내의 광장’을 뜻하는 것으로 초기에는 물건을 사고 팔기도 하고 시민들이 모여서 연설과 토론을 하는 장소를 의미했다. 오늘날에는 주로 ‘공개 토론회’를 의미한다.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과 ‘세계물포럼’이 잘 알려져 있다. 다보스포럼은 1971년 스위스에서 유럽 경영인 약 400명이 모여 시작했다. 1987년에는 세계경제포럼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세계 공공 이익에 대한 기업가 정신을 표방하며 세계 경제 및 국제 분쟁 해결 솔루션 제시, 기업·시민·공공 협력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패러다임 변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4차 산업혁명’도 2015년 다보스포럼에서 주창된 개념이다. 매년 발간하는 ‘국가경쟁력보고서’도 세계 경제 정책 및 투자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물포럼은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응을 목적으로 3년마다 개최된다.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의 정부·의회·전문기관· 학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하여 물 문제에 대한 세계적 인식 제고, 고위급의 정치적 공약 확립 및 이행 촉진, 이해당사자 간 네트워크 구축, 지속 가능성과 해법 등을 모색한다. 포럼의 성공사례인 두 포럼의 시사점은 작게 시작했지만 공감대 확산과 전략적 기획·운영을 통해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고 국제기구 수준의 영향력을 갖게 된 점이다. 또한 파트너십과의 연계를 통해 관련 산업의 발전과 활성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그 밖의 대부분의 포럼들은 논의결과의 실행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도 많은 포럼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주제 발표와 토론자들의 발표 및 질문, 청중과 토론자 간의 질의·응답 등을 내용으로 하는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한반도인프라 포럼」은 기존의 성공한 포럼과 파트너십의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적인 포럼과 차별화 된 실행력을 모색하도록 방향을 설정하였다.

한반도
인프라포럼
필요성

한반도의 평화적·경제적 잠재가치에 세계가 주목한다. 그러나 20세기를 지배한 냉전의 기류가 아직도 흐르는 탓에 한반도의 지정학적 장점과 우리 민족의 능력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남북협력으로 한반도가 유라시아·환태평양 경제권으로 확대 되면 2050년에는 미국에 이어 경제력이 세계 2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반도의 인구, 국토면적, 산업 규모·경쟁력은 지금도 결코 유럽의 여느 선진국 못지않다. 향후 남북협력 시너지를 가정한 한반도 장밋빛 전망은 결코 비현실적인 상상이 아니다. 현재 남북협력을 가로막는 크고 작은 난제와 걸림돌이 있다.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사례와 시사점을 통해 현재의 난제들을 해결하고 보다 밝은 한반도 인프라 협력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정리해 본다. 「한반도인프라포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첫째, 일부의 양극단적 시각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퍼주기 논란’, ‘돈벌이 대상’ 등의 시각인데 사례를 보면 이는 오해임을 알 수 있다. 구 사회주의 국가 사례는 개혁·개방·발전 과정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한 국가가 아닌 국제사회의 협조와 투자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1978년에 개혁·개방을 시작한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급증하였다. 2018년까지 FDI 순 유입액은 약 4천조원, 민관협력사업(PPP)은 196조원에 이른다. 베트남은 1986년 개혁·개방 이후 1990년대 대미관계 개선을 계기로 제재가 부분적 해제되면서 ODA가 증가하였다. 2017년까지 지원된 ODA자금은 총 66조원에 이르며 약 30%가 교통·통신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었다. 인프라 건설 PPP는 2030년까지 매년 20조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자료를 근거로 북한 인프라 구축에 300조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퍼주기’를 상상할 수 없는 규모다. 한편 한반도 주변에는 북한과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100억 달러 이상의 대북 수교자금 준비가 예상되는 일본, 대북 제재의 중심인 미국, 대북수교 관계의 유럽 국가들이 있다. 해외건설에서 이들의 점유율과 영향력을 생각 한다면 ‘돈벌이’도 결코 녹록치 않다. 남북의 같은 문화·언어, 민족공동번영에 대한 인식은 큰 장점이다. 그러나 국제투자는 원칙과 논리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북한의 비핵화와 국제사회 제재 해제 불확실성이다.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외교적 변수다. 불가항력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문제이므로 갑자기 풀릴 수도,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우리가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후자의 경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제재 해제 이전이라도 남북이 함께 추진 또는 검토해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북한 인프라 공동조사, 제도·건설기준·특화기술 개발, 남북 공동 학술포럼 등 인적교류, 지식공유사업, 한반도인프라 마스터플랜 검토 등이다. 제재 해제 후에는 할 일들이 너무 많을 것이다. 따라서 고려하고 검토해야 할 것들을 미리 논의하고 준비해야 한다. 셋째, 북한 진출 리스크다. 이 문제도 역시 정치적 변수가 지배적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는 특수한 조건에서 진행된 남북협력 사업이다. 문제점으로는 국내업체 간 과다 경쟁, 현지 기능 수준 미흡, 남한 자재 조달로 공사비 상승, 예측 불가한 사업 중단 등이 지적된다. 해결방안으로는 기술·기능 교육, 기술자 통합 활용, 북한 현지 생산, 외국과의 다자 컨소시엄 구성 등을 제안해 볼 수 있다. 넷째, 대북 건설협력 준비 부족이다. 우선 대북 정보 공유와 이해가 부족하다. 깊지 않은 단편적 지식을 독자적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북한이 필요한 수요 파악이 어렵다. 협력 기반·체계·제도도 미흡하다. 유럽 국가들의 포럼·파트너십과 같이 활성화 된 플랫폼이 부재하고 국내 기업 간 과다 경쟁이 빈번하다. 마지막으로 자금·기술·기준의 부족이다. 북한 인프라 확충에 천문학적 규모의 소요되므로 글로벌 재원과의 연계 등과 같은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북한의 혁신적 수요와 기후에 적합한 특화 기술 개발과 남북 건설기준 호환성 제고도 필요하다. 70년간 남북이 서로 다른 기술과 체계 기반을 다진 탓에 건설용어의 이질성은 40%나 되고 건설기준도 차이가 많다.

한반도
인프라포럼
발자취

한반도 인프라 협력의 실효적 해법 모색을 위한 통합 플랫폼으로서「한반도인프라포럼」이 출범했다. 목적은, ‘향후 예상되는 본격적인 남북건설경협 대비를 위해 공감대 형성 및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예견되는 문제점 도출과 실효적 해법 모색, 이해당사자의 활동·협력 촉진, 주요 현안에 대한 제도·정책 건의, 의제 도출·추진 등을 통해 한반도의 공동번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한반도인프라포럼」의 출범을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2018년 초부터 필요성, 주안점, 로드맵, 조직체계, 역할, 운영방안 등의 기획안을 마련하고 건설 관련 단체·기관, 설계·시공사, 공사·공단, 국회, 정부부처, 언론, 전문기관 등과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2018년 12월에는 국회의 정책 제안 요청에 의해「한반도인프라포럼」필요성을 제안하고 법적 근거 마련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하노이회담 결렬 등 여건 변화 속에서 2019년 6월 21일 국회에서 발의된 ‘조사·연구·협력’ 관련 일부 법 개정안은 다른 현안에 가려져 지지부진하게 되었다. 「한반도인프라포럼」출범 계획을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리고 출범에 뜻을 같이 하는 관계자가 처음 모인 자리는 2019년 5월 29일 「제주포럼」특별세션이다. 관·산·학·연·공에서 175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에서는 한반도 번영을 위한 인프라 협력 방안을 모색 하였고 2부에서는「한반도인프라포럼」추진 공표가 있었다.「제주포럼」참석자를 중심으로 본격적인「한반도인프라포럼」출범 준비가 시작되었다. 포럼 발족·개최를 위한 자문위원회를 2019년 10월 23일 개최하였다. 공사·공단, 설계·시공사, 학계·금융·언론 등 31개 기관 45명이 참석하여 포럼 추진방향, 조직·운영, 제1회 포럼행사 개최와 관련한 안건을 논의하였다. 고려사항과 구체화 방안 등 많은 의견이 제안되었다. 본격적인 포럼 발족 준비를 위한 제1차 준비위원회를 2019년 11월 13일에 개최하였다. 기획·사업·기술·재정·홍보·법률 분야의 대표성 있는 기관·전문가들이 모여 포럼 행사 프로그램, 운영규정, 조직구성 등에 대한 절차, 의제 발굴 방법론 등 세부사항에 관한 1차 논의를 진행했다. 2019년 11월 27일 열린 제2차 준비위원회에서는 조직구성·운영규정·다자간협약 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한반도인프라포럼」은 기획안 수립, 산·학·연·공·(관) 기관들과의 교감·공감대 형성, 추진 및 운영 계획 마련 등 약 2년에 걸친 준비를 거쳐 2019년 12월 11일에 출범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주도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에너지공단, 대한건축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대한토목학회, 대한건축학회, 글로벌금융학회 등 인프라를 대표하는 9개 주요 기관·단체가 다자간 협약을 통해 뜻을 같이 했다. 또한 운영위원회, 분과위원회 등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등 한반도 인프라 협력 추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 「한반도인프라포럼」조직은 회장단, 고문단, 운영위원회, 분과위원회, 사무국으로 구성되고 매트릭스 조직으로서 프로젝트팀이 운영된다. 운영위원회는 기획·사업·기술·재정·법률·홍보 분야의 주요기관 관계자·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 40인이 조직·운영에 관한 주요 사안을 결정한다. 회장은 규정에 의해 다자간협약 9개 기관·단체의 장이 당연직 공동회장을 맡으며 공동회장 중 1인을 대표회장으로 선출한다. 첫 대표회장으로는「한반도인프라포럼」출범을 주도한 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원장이 맡기로 하였다. 운영위원장으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남북한인프라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병석 박사가 선출되었다. 포럼의 사무국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반도인프라협력팀이 맡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성과로서 한반도 인프라 협력을 위해 중국·러시아, 국내 관련 기관·단체, 언론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협력의제·공동포럼 추진계획을 수립하였다. 운영위원회는 한반도 인프라 협력 의제 22건을 도출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과 장기화로 ‘동북아인프라국제회의’, ‘동아시아포럼’ 등 중국·러시아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계획한 포럼들이 지연 되고 있다. 방역대책 속에서 2020년 5월 28일 머니투데이「키플랫폼」·「한반도인프라포럼」특별세션을 개최하였고 한반도 인프라 미래를 위한 첨단도시·경제, 삶의 질을 논의하였다.

한반도
인프라포럼
비전

「한반도인프라포럼」은 일반적인 포럼의 가치인 ‘공감대·소통’을 핵심가치로 지향하는, 효율적 협력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구심점과 실행력 확보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향후 한반도 정세 개선에 대비하고 남북 공동번영 인식을 토대로 효율적인 인프라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심점, 즉 플랫폼을 중심으로 파트너십 기반을 다지고 다양한 사전적 논의, 발굴, 교류, 개발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이해당사자의 협력적 공감대와 참여,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단계별 추진이 필요하다.

주안점
(구심점) 기획·관리·운영, 산학연(관) 결집전문성·중립성 확보
(실행력) 실효적 의제·사업 추진과 참여기관의 실질적 역할 견인
(지속성) 의제 발굴사업 추진 연계한 선순환 체계·구조 확립
(사업성) 향후 북한이 직접 참여하는 실효적 사업발굴체계 지향
(브랜드) 한반도 인프라 협의체로서 對선진국 경쟁력 확보

역할·사업
– 한반도 인프라 협력 플랫폼·파트너십 기반 마련
– 한반도 인프라 협력 정보 공유, 이슈 논의사업 발굴
– 한반도 인프라 협력을 위한 남북국제 교류·협력 추진
– 한반도 인프라 발전을 위한 제도·정책·기술 등의 공동 개발
– 포럼의 효율적 운영과 발전을 위한 사항

로드맵

「한반도인프라포럼」이 지향하는 운영체계는 의제·논의·공감대·실행이 순환하면서 시행착오를 피드백하며 각 단계와 각 분야의 역량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선순환’ 플랫폼이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많은 이해당사자의 참여가 중요하다. 한편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하고 향후 사업추진협의체로서의 본격적인 역할을 위해서 현재의 기획·사업·기술·재정·법률·홍보 분과 외에도 다양한 분과를 점진적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관심 있는 일반인들과의 공감대 확대를 위해 웹사이트와 본 웹진과 같은 온라인 매체를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길은 가까운 데에 있다. 그런데도 이것을 먼 데서 구한다.’, ‘산을 움직이려면 작은 돌을 들어내는 일로 시작해야 한다.’ 옛 현인들의 말씀에서 우리가 걸어가야 할 지혜의 길을 모색하면서 한반도 공동번영에 기여하는「한반도인프라포럼」의 미래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