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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정보

궁금한 북한의 이모저모

남북한 건설 규격 연계 방안: 시멘트

고경택 위원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남북한인프라특별위원회

1. 머리말

지난 70년간 남한과 북한은 각각 다른 표준을 수용하고 기술 개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표준의 차이가 어느 나라보다도 크다. 독일의 경우, 통일 전부터 활발한 경제 협력에도 불구하고, 산업표준의 불일치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독일의 사례를 거울삼아 남북한 간의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통합·연계를 위한 표준화 방안에 대해 체계적 준비가 필요하다.

건설 분야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2019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발간한 「남북한 건설기준 전문 용어집」에 따르면, 남북의 건설 용어가 40% 정도 상이하고, 2021년에 발간한 「남북한 건설 규격 비교집」에서도 남북의 건설 규격이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런 이질적인 건설 기준·규격·용어는 향후 남북한 인프라 협력, 나아가 통일 인프라 관련 논의·수립 과정에서 기술 보급과 활용의 한계, 건설비용과 공사기간의 증가 그리고 건설 구조물의 안전성 우려 등 다양한 문제로 작용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남북 건설 기준·규격의 통합·연계 관련 연구를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통합·연계 방안에는 건설재료의 규격·시험방법, 도로·교량·철도·토공 등의 건설기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본고는 건설 자재·재료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중요한 시멘트 규격의 연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포틀랜드 시멘트의 연계 방안

2.1 남북한 규격 비교
표 1은 남북한 포틀랜드 시멘트 규격 비교한 결과이다. 남북한 모두 보통·조강·저열· 내황산염 시멘트 규정이 있으나, 북한에는 중용열 시멘트 관련 규정이 없다. 혼합재 함유량 규정은 남북 모두 규정되어 있으나, 함유량 규정 차이는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남한은 미국·일본과 같이 단일등급, 북한은 유럽·중국과 같이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초결(intial setting) 시간은 시멘트 종류에 따라 다르게 규정하고, 종결(Final setting) 시간은 남북한 동일하게 규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화학성분의 경우 MgO 함유량과 강열감량은 남북한 동일하게 규정하고, 나머지 성분은 다르게 규정되고 있다.

2.2. 연계방안
○ 시멘트 종류
남한에는 주로 보통포틀랜드 시멘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동절기에 조강시멘트, 매스 콘크리트 등에 2성분계 또는 3성분계 혼합시멘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내황산염 시멘트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협력초기에는 가장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 사용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서 조강시멘트, 혼합시멘트를 사용하는 것이 적정하며, 중장기적으로 5종류의 포클랜드 시멘트를 국제규격에 부합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표 1] 남북한 포틀랜드 시멘트 규격 비교

○ 시멘트 혼합재
남북한의 혼합재 종류와 함유량에 따라 콘크리트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혼합재의 함유량이 남한에 비해 많고, 북한의 활성 부가물을 연재(플라이애시)로 15% 적용할 경우, 남한의 플라이애시 2종 혼합시멘트의 함유량과 유사하다. 석회석 미분말을 사용할 경우, 화학적 반응 또는 시멘트 복합체와 골재의 계면사이를 충전하는 필러효과의 물리적 작용에 의해 초기강도가 상승하나, 석회석 미분말 사용은 종국적으로 콘크리트 강도 저하의 원인이 되고, 그 경향은 함유량이 높을수록 더욱 커진다. 따라서 혼화재(활성 부가물) 함유량은 콘크리트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과 해외규격 등을 분석한 결과, 남한의 규격을 따르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석회석(비활성 부가물) 함유량 5% 이상부터 콘크리트의 강도 저하가 크기 때문에 남한의 규격을 따르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 시멘트 강도
남한과 북한의 시멘트 강도 시험 시 모르타르 배합비가 다르기 때문에 규정 강도값은 차이가 있다. 남북한 강도 시험 시 모르타르 배합비를 고려한 경우, 남한의 강도는 북한의 강도보다 150% 정도 큰 값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협력초기에는 북한의 시멘트를 사용하여 남한의 콘크리트 배합에 적용할 경우, 표 2에 나타낸 북한의 시멘트 자호를 요구할 수 있으므로 대응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남북한 시멘트 규격을 국제규격 등을 고려하여 통일시켜 생산하여 공급할 필요가 있다.

[표 2] 남한 시멘트에 대응하는 북한의 시멘트 자호

○ 시멘트 응결시간
표 3은 국가별 시멘트의 응결시간을 비교한 결과이다. 북한의 시멘트의 초결 시간은 혼합재의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초결 시간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점, 일반 시멘트와 급경성 시멘트 모두 초결 시간이 45분으로 동일한 점 등을 고려하면 불합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단, 미국의 경우 초기재령에서 높은 콘크리트 강도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 ASTM 시멘트의 초결 시간을 45분으로 규정하고 있다. 협력초기에는 JIS, EN 등에서 초결 시간을 60분으로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남한의 규격으로 따르는 것이 타당하고, 중장기적으로 남북한 시멘트의 응결시간은 시멘트 종류별로 생산되는 시멘트의 특성과 국제규격 등을 고려하여 규정할 필요가 있다.

[표 3] 국가별 보통포틀랜드 시멘트의 응결시간

○ 시멘트 화학성분
시멘트의 화학성분은 시멘트의 원재료, 생산조건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시멘트 생산 공장의 현대화 작업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협력초기에는 북한 시멘트의 화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콘크리트 배합설계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시멘트 공장의 현대화 작업과 함께 시멘트 규격의 통합·연계 작업 및 국제규격 등을 고려하여 규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시멘트 알칼리 양
북한 시멘트의 알칼리 양은 일반 시멘트 1.5% 이하, 저열과 내류산염 시멘트는 0.75% 이하로 규정되어 있는데, 일반 시멘트 1.5% 이하는 JIS의 0.75% 이하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협력초기에는 남북 협력 시 북한의 골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북한의 골재가 반응성 골재 여부의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북한 시멘트 관련 규정을 따른다. 중장기적으로 북한 골재의 반응성 존재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콘크리트의 알칼리골재반응 가능 여부와 국제규격 등을 고려하여 규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3. 고로슬래그 시멘트의 연계 방안

3.1 남북한 규격 비교
표 4는 남북한 고로슬래그 시멘트 규격 비교한 결과이다. 고로슬래그 함유량의 경우, 남한은 등급에 따라 함유량을 5~70%, 북한은 15~40%이고, 강도 재령은 남북한 모두 3일, 7일, 28일이고, 강도 기준값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크게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남한보다 분말도가 작아 강도발현에 불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표 4] 남북한 고로슬래그 시멘트 규격 비교

3.2 연계방안
○ 고로슬래그 함유율
협력초기에는 북한의 고로슬래그 시멘트(KPS 6191)의 함유율은 15~40%로 남한의 1종과 2종이 중간 정도의 함유율이기 때문에 충분히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장기적으로 고로슬래그 함유율은 남한의 규격과 같이 등급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고, 국제규격 등도 고려하여 기준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 강도
협력초기에는 북한의 고로슬래그 혼합 시멘트의 강도 규정에서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 자호 300 수준 정도의 강도 등급을 추가하고, 일부 기준값을 조정하면 남한의 고로슬래그 시멘트와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기적으로 남한의 고로슬래그 시멘트와 같이 고로슬래그 함유율을 구분하고, 그 등급에 맞게 고로슬래그 시멘트의 강도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표 5] 남한 고로슬래그 시멘트에 대응하는 북한 고로슬래그 시멘트 자호

4. 플라이애시 시멘트의 연계 방안

4.1 남북한 규격 비교
표 6은 남북한 플라이애시 시멘트 규격 비교한 결과이다. 플라이애시(연재) 함유량의 경우 남한은 등급에 따라 함유량을 5~30%, 북한은 15~40%로 북한이 함유량이 높다. 강도 재령은 남북한 모두 3일, 7일, 28일이고, 강도 기준값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크게 규정하고 있다.

[표 6] 남북한 플라이애시 시멘트 규격 비교

4.2 연계방안
○ 플라이애시(연재) 함유율
협력초기에는 북한의 플라이애시 시멘트(KPS 11536)의 함유율은 15~40%로 남한의 2종과 3종이 사용되는 콘크리트에 적용이 가능하나, 30% 이상은 콘크리트 배합설계와 성능 검증을 걸쳐 사용되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플라이애시 함유율이 콘크리트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다음에 함유율에 따른 등급을 구분하고, 국제규격 등도 고려하여 기준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 강도
협력초기에는 플라이애시 시멘트의 강도등급은 표 7에 나타낸 바와 같이 강도 시험 시 모르타르 배합비를 고려하여 대응하는 시멘트 자호를 선정하는 방법으로 연계가 가능하고, 중장기적으로 남한의 플라이애시 시멘트 또는 국제규격을 고려하여 플라이애시 함유율을 구분하여, 그 등급에 맞게 플라이애시 시멘트의 강도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표 7] 남한 플라이애시 시멘트에 대응하는 북한의 플라이애시 시멘트 자호

5. 맺음말

주요 건설자재인 시멘트 규격에 대한 남북한 연계방안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보통포틀랜드 시멘트의 연계방안

  • (협력초기): 북한의 시멘트 품질이 전반적으로 남한에 비해 저하되기 때문에 남한의 시멘트 규격을 기본으로 하고, 북한의 시멘트 조건 등을 고려한 콘크리트 배합설계가 필요
  • (중장기): 북한의 시멘트 생산 공장을 현대화 작업과 함께 시멘트 종류·등급(자호) 그리고 국제규격을 고려하여 시멘트의 규격을 통합·연계가 필요

(2) 고로슬래그 시멘트의 연계방안

  • (협력초기): 북한 고로슬래그 시멘트는 남한의 1종과 2종의 중간 정도의 함유율을 규정되어 시멘트의 강도 자호를 조정하여 주문하거나 콘크리트 배합설계를 통해 해결 가능
  • (중장기): 북한의 시멘트와 고로슬래그 생산 공장의 현대화와 함께 남한의 고로슬래그 시멘트와 같이 고로슬래그 함유율로 등급을 구분하고, 그 등급에 맞게 고로슬래그 시멘트의 강도·분말도·화학성분 등에 대해 국제규격 등을 고려하여 기준을 규정할 필요

(3) 플라이애시 시멘트의 연계방안

  • (중장기): 북한의 시멘트와 플라이애시 생산 공장의 현대화와 함께 남한의 플라이애시 시멘트와 같이 플라이애시 함유율로 등급을 구분하고, 그 등급에 맞게 플라이애시 시멘트의 강도·화학성분 등에 대해 국제규격 등을 고려하여 기준을 규정할 필요

북한 인프라 구축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의 개방 시 국제입찰을 통한 건설시장 진출, 남북한 인프라 협력을 통한 건설시장 진출, 그리고 통일 대한민국 인프라 구축 관점에서 건설시장 진출, 그리고 이런 다양한 시나리오 조합에 의한 건설시장 진출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북한 인프라의 다양한 구축 시나리오에 관계없이 기술·가격 경쟁력과 함께 기준·규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한 건설 기준·규격 연계 방안은 향후 남북한 인프라 협력, 나아가 통일 인프라 관련 논의·수립 과정에서 정부, 건설사, 설계사 등을 위해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이며, 더 나아가 남북한 간 건설기술의 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문헌

  • 한국건설기술연구원(2021). 남북한 건설 규격 비교집
  • 한국건설기술연구원(2022). 남북한 건설 기준·규격 연계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