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동향∙정보

궁금한 북한의 이모저모

북한 도로 인프라 사업의 추진 방안

전덕찬 부사장
(주)유신 지반터널부

머리말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하여 상생할 수 있는 한반도의 기틀이 마련 된다면 대륙으로 뻗어 갈 수 있는 강력한 성장 동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 정치변화는 동북아 국가 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의 여건조성으로 상호 적대감정을 해소하고 북한의 개방화를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남북한 냉각과 화해의 불안정한 관계변화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로운 미래 통일한반도 건설을 위해 남북한이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때이다. 새로운 대한민국 미래에 대륙을 향하는 한반도를 생각할 때, 접경지역의 단절된 도로를 연결하는 것은 아주 작은 시작이다. 하지만 이 작은 시작이 대륙으로 통하는 큰 길을 열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북한 도로 인프라 현황

북한 교통망은 철저한 철도 위주로 도로는 철도교통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지역 간 교통수단이라기보다 지역 내 교통수단이다. 도로가 주력 교통수단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산악지형이라는 지형 여건, 주민의 통행통제, 에너지 절약(유류 부족) 등으로 도로 이용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력 부족과 철도설비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로의 역할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북한 도로 총연장(2016년 기준)은 26,176㎞로 남한(108,780㎞)의 24.1% 수준이며, 고속도로는 평양∼순안, 평양∼남포(신/구), 평양∼개성, 사리원∼신천, 평양∼향산, 평양∼원산 등 총 8개 노선 774㎞로 평양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표 1] 북한의 도로등급별 현황

북한의 1급도로는 현재 공사중인 신의주∼안주간 도로를 포함해 34개 노선이 있으며, 도로폭이 협소하고 굴곡이 심하며 각 노선마다 교량 및 터널 등 구조물의 노후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포장구간과 비포장구간이 혼재되어 있어 도로등급에 비해 도로 기능이 상당히 떨어진다.

고속도로 및 1~2급 도로를 제외한 나머지 도로들은 거의 비포장 상태이며(고속도로를 제외한 도로 포장률은 10% 미만) 이런 열악한 포장상태로 인해 평균 주행속도가 50㎞/h이하로 북한도로의 수송능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림 1] 북한 고속도로 전경

한반도 간선도로망 구축

한반도 간선도로망 주요 개발 축은 한반도 국토개발 계획의 5대 경제회랑에 바탕을 두고, 남한 간선도로망(7×9)축 및 북한의 8대 거점도시권과의 기능적 연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 2007년에 수립된 ‘한반도 간선도로망 연구’에 의하면 남한의 남북 7개축을 중심으로 단절된 도로망을 연결하였다. 그리고 타 교통수단(철도, 항만, 공항 등) 계획과의 역할분담을 고려하여, 도로의 경우 400㎞ 이하 단·중거리 여객·화물(컨테이너) 수송기능을 중심으로 북한의 간선도로망(6×6) 총 연장 5,300㎞를 계획하였다.
최근 남북한 여건변화를 및 「한반도 국토개발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총괄연구(국토교통부, 2015)」의 5대 경제회랑과 8대 거점도시권 단계별 개발계획을 고려하여 2007년에 수립된 한반도 간선도로망을 재정립하는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보안을 이유로 비공개 자료로 분리되어 있다.

[그림 2] 북한 간선도로망 구축계획(2007년)

아시안 하이웨이 연계 사업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 Network, AH)는 아시아 32개국을 횡단하는 전체 연장 14만㎞에 이르는 8개의 간선도로(AH1∼AH8)와 그 밖의 지선으로 모두 58개 노선의 도로망이다.
AH1의 한반도 구간은 부산∼서울∼개성∼평양∼신의주로 국경을 넘으면 중국, 동남아, 인도, 이란을 거쳐 종착점인 터키까지 다다를 수 있다.
현재 부산∼서울은 경부고속도로로 이미 연결됐고 서울에서 경기 파주시 문산읍을 잇는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진행 중이다. 도로사정은 열악하지만 북한에도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평양∼연결하는 국도가 있다. 따라서 한반도 구간의 미연결 구간은‘문산∼개성’구간으로 남북한 협의와 예산확보만 이루어진다면 가장 먼저 추진이 필요하다.

[그림 3] 아시아하이웨이 도로망

AH6은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로 이어진다. 이 구간 또한 완성되려면 남한의 국도7호선과 북한의 ‘원산∼금강산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도로계획이 필요하다.

맺음말

북한 비핵화가 전제 조건이지만 남북경제협력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중이고 국제사회의 시선도 변하고 있다. 북한 도로, 철도를 현대화하는 지원사업이 추진되고, 단절구간의 연결사업도 순차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도로의 인프라 개발 추진 시 고려사항은 첫째, 도로 인프라는 미래 한반도가 단일 시장 경제권을 형성하고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하도록 추진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몽골, 일본 등 주변국들과 공동발전에 기여하도록 남한주도하에 상호 충분히 공감하고 소통해야 한다. 셋째,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고려하여 단순히 도로 등 인프라 시설만 건설하는 것에서 벗어나 4차산업 혁명에 기반을 둔 도로 신기술(예, 자율주행도로, 철도-항만 등과 연계한 복합운송, 첨단국제물류단지 등)을 함께 도입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넷째, 중ㆍ장기 관점에서 한반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로건설 로드맵 및 국제공조 등 다양한 재원조달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의 인프라 개발과 관련한 남북협력에 있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남북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남북한의 인프라 관련 전문가와 기술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어느 분야부터 남북간의 격차를 줄여 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인프라 개발은 인내를 요구하는 과제이다. 인프라투자는 시급하다고해서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 김병석 한반도인프라포럼 운영위원장(현 건설연 원장)의 “현명한 농부는 겨울에 밀집 모자를 준비한다”는 말을 다시한번 상기해야 할 순간이다.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더라도 기초를 탄탄히 하는 것이 한반도의 미래를 굳건히 보장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프라 분야의 남북협력은 바로 이러한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것이다.